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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잡담 및 공략/쿠킹덤

디렉터 인터뷰로 본 2024년 쿠킹덤 업데이트 미리보기

by 개암반역가 2024.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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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9일 인벤에서 쿠킹덤 디렉터 인터뷰 기사가 나왔다. 이 기사로 2024년 쿠킹덤 업데이트가 어떻게 진행될지, 앞선 업데이트가 어떤 이유에서 진행됐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쿠킹덤의 메인 콘텐츠이자 핵심 요소로는 비스트이스트 대륙을 꼽는다. 비스트이스트 대륙을 무대로 진행되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집중하는 한편, 어둠마녀를 쫓는 서사도 놓치지 않고 풀어갈 계획이다. 메인 에피소드 이외에서 비스트이스트 대륙에서 비스트와의 격전을 레이드로 진행할 계획도 있다. 그리고 여름에 새로운 플레이어블 콘텐츠를 출시할 예정. 조만간 언월도를 사용하며 시원하게 베는 액션을 보여줄 새 오리지널 쿠키를 출시할 예정이다.

문제의 비스킷은 장기적 관점에서 만든 콘텐츠로 시간이 지날수록 소모되는 크리스탈 기댓값이 확 낮아진다고 한다. 초반에 우려스러운 시선은 이해하고, 게임 내에서 이러한 부담을 해소하는 방안을 여러 측면에서 고민하는 중.


 

여기에서부터는 내 사견.

 

3주년 업데이트 이후에 쿠킹덤에 업데이트된 내용은 별로 없다. 비스킷과 창고 확장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비스트이스트 대륙 열기구가 생기고, 일주일 동안 버프를 준비하는 서버 단위 레이드가 이벤트성으로 열렸다는 것 정도.

 

비스트이스트 대륙과 비스킷은... 쿠킹덤 고인물들이 보기에 핵과금은 더 많은 핵과금을 하도록, 소중과금 일부가 핵과금에 편입되도록 유도하는 콘텐츠다. 비스킷은 단순히 마법 세공을 하기만 해도 크리스털이 소모되지만, 랭킹권을 목표로 한다면 여기에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요소가 더 추가된다. 바로 재설정 시스템.

 

모두 재설정을 할 수도 있고, 1종만 골라서 재설정을 할 수도 있다. 다만, 1종 재설정에 필요한 아이템은 잘 뜨지 않는다. 분해 과정에서 확률적으로 뜨는데, 에픽에서 1종 재설정을 누르려면 30개가 든다. 한 번 누르는 데 그만한 재화가 든다는 것. 원하는 옵션이 나올 때까지 돌리려면 1주일마다 구매 개수가 한정되어 있는 재설정 패키지를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한다.

 

초반에는 유저들이 길드 토벌에 필요한 4공속 레전더리를 뽑으려고 그 패키지를 많이 구매했다. 랭길에 있거나 랭킹권을 추구하는 유저들은 당연히 구매를 해야 했는데, 옵션이 뜨는 건 확률이기 때문에 돈을 쓴다고 무조건 뽑을 수는 없다. 돈을 써도 공속 옵션이 뜨지 않아서 다음 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욕심 있는 유저 입장에서는 게임에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 실제로 토벌 순위권에서 놀던 사람들이 순위가 하락하면서 접은 경우도 꽤 있다고 들었다.

 

두툼한 고기 젤리 충전 패키지 등 비스킷과 관련된 패키지는 전부 다 샀는데도(두툼 고젤 충전 패키지와 재설정 패키지 다 사봐야 10만원도 안 될 텐데 왜 이렇게 난리인가 싶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순위에 신경 쓰는 유저라면 전설 뽑기 패키지로 몇십~몇백을 당연히 쓰기 때문...) 딜이 나오지 않고, 심지어 운 좋게 빨리 토벌용 비스킷을 맞춘 유저들은 아레나에서 날아다니니까.

 

반대로 이번 업데이트로 핵과금과 소중과금 유저 간에 간극이 벌어져서 좋아하는 유저층도 있다. 비스킷은 맞추기 어렵지만 한 번 맞추기만 하면 다른 유저들이 따라잡기 힘든 비교 우위가 생긴다. 계정을 구매할 때도 좋은 비스킷이 있는 계정은 비스킷 가격을 따로 받기도 한다. 그 정도로 비스킷은 쿠킹덤에서 스펙을 따지는 유저들한테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렇게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하는 기업은 보통 주기적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내는 BM을 사용한다. 이전에 한 로스트아크의 경우, 주기적으로 OP급 신캐릭터를 출시해서 기존 유저들한테 신캐를 키우도록 유도한다. 캐릭터를 육성하는 과정에서 재화가 필요해지고, 기존 캐릭터를 이미 만렙까지 육성한 유저들이 새로이 육성을 시작하면서 현금 결제를 다량으로 하게 된다.

 

쿠킹덤은 시즌마다 레전더리 OR 슈퍼에픽 OR 에인션트 쿠키를 출시하면서 에픽 쿠키 둘을 함께 냈고, 그중 하나씩은 필수 쿠키를 포함했다. 토벌이나 아레나에 필수로 쓰이는 쿠키라면 성능을 중요시하는 유저는 뽑을 수밖에 없다. 쿠킹덤 고인물은 육성 재화에 따로 결제를 하지 않으므로 쿠킹덤의 메인 BM은 쿠키 뽑기다. OP급 쿠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유저가 쿠키 뽑기에 돈을 쓰게 하는 것이다. 전설 뽑기로 5초월을 달성하려면 최소 몇백이 소모되기 때문.

 

쿠킹덤 운영진도 이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다. 어느 부분에 유저들이 지갑을 여는지 사전에 알고, 그동안 이 심리를 건드리는 방식으로 과금을 유도해 왔다. 과금을 유도하는 속내를 알면서도 유저들이 지갑을 열었던 건 쿠킹덤이 그만큼 플레이할 가치가 있다고 개개인이 느꼈기 때문이다.

 

타인의 돈을 벌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게임사의 과금 유도가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쿠킹덤의 과금 유도는 다소 뻔뻔한 구석이 있다. 단기간에 많은 돈을 쓸 수밖에 없는 업데이트(=비스킷)를 출시하면서 관련 편의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출시 초반에는 즐겨찾기 기능을 만들어두지도 않았고, 비스킷을 분해할 때 분해 가능한 비스킷을 알기 어렵게 해뒀다. 마치 예전 토핑 기능을 보는 것 같았다. 지금은 다행히 즐겨찾기와 필터 정도는 제공하고 있다.

 

유저들이 줄기차게 주장했던 토핑 프리셋 기능과 토핑 즐겨찾기 기능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렸나. 그런데 같은 게임에서 그런 절차를 겪었다면 이번에 곧바로 적용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비스킷으로 돈을 벌고 싶으면서 정작 그걸로 게임하는 유저의 편의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태도가 무척 뻔뻔하게 느껴진다.

토핑 설정에서 확인이 불가능한 비스킷 효과

심지어 쿠키 팀을 설정하는 화면에서는 비스킷 효과가 보이지 않아서 일일이 쿠키 정보에 들어가서 비스킷 효과와 토핑 효과를 따로 캡처해야 하는 상황. 직접 전투를 하지 않고 자동으로 스킬이 돌아가도록 타이밍을 맞추는 게 쿠킹덤 전투의 관건이다. 쿨타임과 공격속도가 총 몇 퍼센트인지 유저가 일일이 덧셈을 해야 하는 게 과연 정상적인가?

이 화면에서 비스킷과 토핑 효과를 일일이 더해야 한다

게다가 정말로 핵과금을 유도하고 있다면 이런 식으로 업데이트를 느리게 하면 안 된다. 그동안 스펙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서 핵과금 유저들이 불만이었던 근본적인 원인을 따져봐야 한다. 상승 퍼센테이지가 유의미하게 크지 않았던 것도 물론 이유 중에 하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업데이트 주기가 너무 느려서 결국에는 무과금 유저가 따라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너무도 당연해서 스펙으로도 치지 않지만, 예전에 혼돈의 케이크타워 랜드마크 만렙이 랭길에 들어가는 스펙이 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혼케타 랜마 만렙을 만들려면 혼케타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 이외에도 재화를 주는 패키지를 별도로 사야 했다. 처음에는 30렙이 만렙이었지만, 이후 업데이트로 50렙이 확장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핵과금러들은 50렙 만렙을 달성했다. 그러나 데브는 그 이후로 재화를 소모할 어떠한 콘텐츠도 내놓지 않았다. 앞으로 케이크 파편이 쓰일 콘텐츠가 업데이트가 될지 안 될지 여부도 알려주지 않았고, 케이크 파편이 필요 없는 핵과금러를 상대로 계속 그 패키지를 팔았다. 그렇게 방치하다가 작년 말이 되어서야 혼케타 개편 공지를 낸 것이다. 어떻게 개편이 될지, 고인물도 계속 케이크 파편을 모아야 하는지는 답변하지 않고 나중에 알려주겠다는 말만 남긴 채.

 

신전도 마찬가지다. 빛조각을 모아서 신전을 최우선으로 올려야 하던 시절. 랭길에서는 신전 만렙 달성이 과제였다. 빛조각을 수급하려고 매주 다들 패키지를 구매했고, 지금은 고인물 대다수가 신전 만렙을 달성한 상황이다. 빛조각을 다 채운 유저들한테 메달 소모처로 티어별 아레나 상점을 업데이트해준 것 같긴 하지만... 대부분의 유저가 만렙을 달성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업데이트된 내용이다. 3주년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나서 별다른 업데이트가 없었던 올해 초를 생각하면 비스킷도 비슷한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쿠킹덤에 라이트 유저와 신규/복귀 유저가 많은 만큼 스펙 업데이트만 주구장창 하긴 힘들 것이다. 지금 현재는 신규/복귀 유저든, 핵과금 유저든, 라이트 유저든 어느 유저층 하나 완전히 포섭했다고 보긴 어렵다. 어중간하게 여러 유저층을 포섭하겠다고 아등바등하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특정 유저층만 공략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이번 인터뷰 기사에서 기자가 '쿠킹덤이 사랑받는 이유'를 물어보자 디렉터는 이렇게 답했다. 유저들이 문자 그대로 쿠킹덤을 사랑해주는 것 같다. 그 말대로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IP를 좋아하고 관련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대부분 쿠키를 좋아해서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납득 안 되는 여러 업데이트를 겪으면서도 쿠킹덤을 계속 플레이한 이유가 쿠키였다.

 

그러나 유저가 애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한 게임 시스템을 계속 감수할 수는 없다. 애정으로 어려움을 감내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견디지 못한 유저는 결국 떠나가기 마련이다. 이번 신작 게임 출시로 쿠킹덤 업데이트가 미뤄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야심차게 비스트이스트 대륙을 연 만큼 기존 콘텐츠처럼 흐지부지하게 끝내지 말고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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