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finished swan 모든 이야기 페이지 번역 (2)

 

국왕은 바다를 싫어했다. 맨 처음 지은 성 때문이었다. 조금만 더 하면 완성할 수 있었던 유일한 성이었고, 성을 짓는 데 하루가 걸렸다. 그런데 파도가 전부 휩쓸고 가버렸다. 국왕은 언젠가 영원한 왕국을 짓겠다고 다짐했다.

넝굴은 국왕과 도시를 천천히 집어삼켰다. 국왕은 최선을 다했지만 넝굴을 막을 수 없었다. 그래서 국왕은 넝굴을 막을 무언가를 만들기로 했다. 그는 물감에 희석제와 악의, 콧물을 섞었다. 머지않아 귀엽고 끔찍한 괴물의 밑그림을 그렸다. 그 괴물이 촉수를 휘감고 이빨을 드러내고 나서야 국왕은 자신이 무엇을 만들었는지 깨달았다. 국왕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겁이 났다.

괴물은 미완성 상태인데도 국왕의 모든 병사와 동물원 절반, 박하 정자 세 채를 집어삼켰다. 애완 하마와 거인이 도와주고 나서야 국왕은 괴물을 바다에 빠뜨릴 수 있었다. 이후 몇 년이 지나서까지 바닷물은 새까맣게 물들었지만, 괴물은 해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국왕의 백성들은 전부 왕국을 떠났다. 충성스럽고 무척 게으른 거인만 빼고.

국왕은 완벽한 백성을 모으려고 완벽한 왕국을 만드는 걸 포기했다. 그는 차라리 가족한테 유산을 남기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집부터 시작해서 가정을 꾸리기로 했다.

인복이 없었던 국왕은 아내를 찾지 않고 그림을 그렸다. 그림 속 아내가 눈을 뜨자마자 국왕은 감탄했다. 그는 자신의 여자 버전을 만들었다. 국왕은 사랑에 빠졌다.

기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던 국왕은 공방에 틀어박힌 채 왕비한테 줄 그림을 그렸다. 왕비는 관심 없는 태도를 숨기지 않았지만, 국왕은 그 반응을 보지 못했다. 왕비는 국왕이 처음 선물한 작은 은색 붓만 간직했다.

매일 국왕은 집에 새로운 방을 그렸고, 왕비한테 어울리지 않는 방은 버렸다. 국왕이 자는 사이, 왕비는 밤새 숲에 사는 동물을 그렸다(그중 완성한 그림은 하나도 없었다). 다섯 달이 지나고, 국왕은 왕비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이를 낳기 전날 밤, 왕비는 미완성 그림 딱 하나만 가지고 떠났다. 잠에서 깬 국왕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아직도 그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9년 동안 국왕은 아무것도 그리지 않았다. 어느 날, 그는 환상을 봤다. 오랫동안 유산으로 남을 거대한 조각상이었다. 그러나 국왕은 100피트 높이의 모형 조각상도 완성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국왕의 힘은 약해졌다.

국왕은 다른 그림을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국왕은 잠이 들었고 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날 이후로 국왕은 꿈속에 갇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