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이탈리아어 과외로 한 두 달 정도 수업받으면서 로망스어 세 개를 건드려봤다👀 예전에 방통대 다니면서 프랑스어를 배운 적 있고, 혼자 스페인어도 꽤 오래 독학을 해봤다. 세 가지 언어가 서로 비슷하니까 어느 정도 감안하고 배우기 시작한 건데 의외인 부분이 있었다.
⭐로망스어 (여기에선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만)
로망스어는 라틴어에서 파생된 언어이기 때문에 영어를 잘한다면 초급 단어보다 중급 단어를 외우기 더 편하다. 기사와 뉴스에서 접하는 영어 고급 단어를 알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단어가 꽤 많기 때문. 초급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 어근을 외워줘야 하지만, 아예 낯선 어근은 아니다.
동사 변화와 성은 러시아어에서 이미 접한 적 있으니 그러려니 했다. 초반에 특이했던 건 형용사가 명사 뒤에 온다는 것 정도? 몇몇 형용사는 전치 수식이냐, 후치 수식이냐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지는데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 스페인어는 그 형용사의 범주도 거의 비슷했다.
그런데 로망스어에서 사람 미치게 하는 건 결국 시제다.
현재는 똑같지만 과거는 근접 과거, 복합 과거, 반과거, 대과거 이렇게 네 가지로 나뉘고, 미래도 근접 미래, 단순 미래, 전미래로 나뉜다🙃 시제 용어부터 낯선데 각 시제마다 변화하는 형태가 달라서 익숙해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여기에 가정법, 접속법, 조건법이라고 해서 동사 변화하는 종류가 따로 있다 ㅋㅋㅋㅋㅋ 연습 문제 보고 바로 정답을 써내려갈 수 있을 정도로 숙달이 됐다 쳐도, 말할 때 적절한 동사로 바로 바꾸는 건 또 다른 문제...
⭐프랑스어
셋 중에 발음이 제일 까다롭다. 문장 단위로 읽을 때 단어를 연음해서 읽어야 하는데, 어떤 끝자음은 뒤에 나오는 단어와 이어지고 어떤 끝자음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단어 단위에서 묵음이었다고 연음이 안 되는 건 또 아니라서... 골치가 아팠다.
배우는 초반에는 비음 구분도 어렵다. 한글처럼 받침에 'ㅇ' 줘서 명확하게 '옹', '앵' 하는 게 아니라 콧소리를 써서 성대가 울리기 때문에... 그냥 귀로 들으면 그게 그거 같다.
방통대는 원래 인터넷 강의 위준데, 불어불문학과는(서울 기준) 교수님들이 수업을 무료로 열어주셔서 일주일에 2-3회 정도 오프라인 수업도 병행을 했다. 특히, 원어민 선생님의 발음을 들을 수 있는 샹송과 회화 수업이 자주 있었다. 그 수업에 꾸준히 2년 정도 참여하고, 따로 프랑스어 공부도 나름 열심히 했는데... ㅇ0ㅇ 전혀 처음 보는 문장 받으면 자신 있게 읽어내려갈 수 없었다. 나중에 오디오 파일로 교차 검증해 보면 분명 어딘가에서 다른 부분이 나오더라구...
혼자 독학할 때 교보문고에서 프랑스 원서 교재를 구입해서 공부했다. 원서 교재를 구입하기 어렵지 않아서 좋았다👀 한국 교재는 거의 방통대 교재 위주로 공부했기 때문에 시판 교재를 쓸 일이 잘 없어서 모르겠음.
그때 공부한 건 Amical 1권과 2권. 회화문을 달달 외우는 것 위주로 공부했다. 오디오 파일과 비슷한 속도로 읽을 수 있을 때까지 발음 연습하고, 한국어 해석 보고 머릿속으로 작문해서 읽어내는 식으로. 원서다 보니 문법이든 뭐든 설명이 죄다 프랑스어로 되어 있는데, 요즘은 온라인 사전도 찾아볼 수 있으니 나름 괜찮았던 듯...?
문법은 사실 여러 문장을 접하면서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고 외우는 게 좋다. 단순히 문법 형태만 외운다고 끝이 아니라서... 동사 현재 변화형을 익혔다고 하면 모든 동사의 현재형이 바로 튀어나올 정도로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ㅇ0ㅇ 그래서 여러 문법 교재를 구해서 풀었다. 프랑스어 문법 교재로는 영어의 그래머 인 유즈 같은 이 책이 제일 유명해서 이걸 열심히 풀었다. Grammaire progressive du francais. 지금은 교재 디자인이 바뀌었는지 교보 기준으로는 구판으로 뜨는데 ㅋㅋㅋ 20대 때 공부했던 거라 지금은 교재 표지 달라졌을 듯?
프랑스어 자격 시험은 DELF. 한국 기준으로 연 4회 실시한다. C1과 C2 등급은 DALF라고 따로 명칭이 있다.
지금은 합격 증서를 어딘가 내다버렸지만 예전에 DELF B1는 취득했다. 평생 유효한 자격증이라 합격 증서 분실해도 아마 기록은 남아 있을 듯...? 너무 얼레벌레로 딴 자격증이라 어디 이력서에 쓰지도 못할 것 같아서 버렸는데, 그래도 기념으로 남겨둘 걸 그랬나 하고 후회가 된다.
⭐스페인어
한국어 화자가 발음하기 가장 편하다. 발음 규칙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서 따로 발음 기호가 필요 없고, rr 발음 말고는 익히기 까다로운 발음도 없다.
스페인어를 쓰는 나라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남미에서 쓰이는 스페인어와 스페인에서 쓰이는 스페인어에서 용법과 발음이 다르다. 국내 교재는 대부분 스페인에서 쓰이는 스페인어 위주로 소개하고 있지만, 가끔 남미 스페인어를 다루는 교재도 있다. 취미라면 어느 쪽을 우선적으로 배울지는 본인이 선택할 일이고, 배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지역 차이도 습득하게 될 것 같다.
듀오링고로 공부하다가 서서히 한국 출판 교재, 원어 교재로 넘어갔다. 교보문고에선 지점에 따라 스페인어 원서 교재까지 취급하기도 한다. 이쪽도 원서 교재를 구하기는 수월한 편. 그런데 스페인어가 메이저 외국어에 속하다 보니 한국 교재도 잘 나온 게 많아서 한국 교재로 많이 공부했다.
아예 초반에는 독학 첫걸음 교재로 공부하기도 했고, 남미 스페인어도 같이 알려주던 실비아님 교재로도 공부했는데 ㅇ0ㅇ 어떤 교재였는지 자세히 기억나진 않는다. 그외 스페인어 단어장도 여럿 사서 공부를 했다.
한 2년 전에 공부했던 건 이 책. Nuevo espanol en marcha. 다락원에서 출판된 책인데 시리즈가 4권까지 있는 게 마음에 들어서 결제했다. 원래 스페인 현지에서 출판한 교재를 번안해서 가져온 것 같다. <러시아로 가는 길>처럼. 1권 공부하고 2권 넘어가려는 시점에 전직(?)을 준비하게 되면서 잠시 그만뒀다.
독학만 하고 스페인어는 자격증 준비까진 안 가서... 이제 공부하면서 슬슬 시작해 보려고.
⭐이탈리아어
대학교 실용외국어에서 배웠기도 하고, 나중에 커피 마시러 가고 싶은 로망도 있어서 다시 배우게 된 이탈리아어. 한국에서 나온 교재를 구입해서 혼자 독학하다가 숨고에서 과외 선생님을 구해서 2개월 정도 과외도 받았다.
처음에는 특수외국어교육진흥사업에 올라온 이탈리아어(A1) 교재로 시작했다. 5과까지 혼자 공부했는데, 5과에 동사 현재 변화형을 알려주면서 갑자기 동사 몇십 개를 우르르 보여준다. 뜻도 안 써주고... 물론, 사전 찾으면 다 나온다고 하지만 아무리 동사 변화 외웠다고 해도 보통 이렇게 진도를 쫙 빼는 경우는 없잖앜ㅋㅋㅋㅋㅋ 외대에서 만들어서 그런지, 전공생 수업 커리큘럼처럼 구성이 되어 있다. 연습문제도 많지 않고, 예시 문장도 적은 편이라서 긴가민가 하면서 공부하게 되더라고...
그 교재를 보조하려고 따로 교재를 두 권이나 주문했다. Italiano essenziale 01(이탈리아어 문법)과 기초 이탈리아어 스피치. 둘 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에서 출판했다.
교재 두 권은 설명이 무난하게 되어 있어서 좋았다. 특히, 기초 이탈리아어 스피치는 설명이 줄글로 굉장히 자세한 편이었다. 그래도 다른 교재 없이 스피치 교재만 쓰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회화문을 보강하는 목적으로 쓰면 아주 좋은 교재.
원서 교재를 교보문고에서 주문해 보려고 했는데, 전부 품절이어서 구할 수가 없었다. 이탈리아어는 프랑스어와 스페인어에 비해서 학원 찾기도 쉽지가 않아서(서울에 학원이 있는데 주말 타임이 없음) 차선책으로 과외를 구했다. 지금은 과외를 관둔 상태.
그런데 교재를 보고 사전도 찾아보면서 궁금했는데 ㅇ0ㅇ 교재에는 없는데 사전에만 강세가 찍혀 있는 경우가 많았다. 교재에 강세가 찍힌 건 università처럼 단어 끝에만 오는 특수한 경우뿐. 그런데 사전을 찾으면 단어 중간 음절에 강세가 찍혀 있다.
과외 선생님한테 물어보니까 개모음과 폐모음을 구분하는 발음 기호라서 사전에만 나오는 거라고. 이를테면, cosa 할 때 o가 개모음이라 '어'에 가까운 소리가 난다. o가 특히 개모음과 폐모음의 차이가 큰 편인데, 초급 교재에 이런 발음 기호나 악센트가 하나도 표시되어 있지 않아서 신기했다😲 '오'와 '어'는 명백하게 다른 소리긴 하지만, 외국어 배우는 초반에는 아직 귀가 안 트여서 그런 부분을 캐치하기 힘들긴 하니까... ㅋㅋㅋㅋ 원서도 나중에 봤는데 여기에서도 표기 안 하는 건 마찬가지긴 하더라.
나는 외국어를 배우면 제일 먼저 찾아보는 게 자격증 정보다👀 이탈리아어 자격증은 CILS와 CELI, 두 가지가 있다. 시험을 주관하는 기관에 따라 명칭이 다른데, 1년에 연 2~3회 정도 실시한다. 이탈리아어 학원에서 접수를 받아서 진행하는데, 등급마다 응시 인원이 정해져 있어서 빨리 마감되는 것 같다 ㅇ0ㅇ 공고를 유심히 봐야 할 듯?
여기저기 건드려보면서 느낀 개인적인 소감👀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는 단어 생김새가 비슷하면서도 은근 달라서 함께 배우면 많이 헷갈린다🥺 짬짬이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는 계속 공부해 볼 생각!
요즘 외국어 독학에 다시 재미를 붙여서 ㅋㅋㅋㅋ 이렇게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 모아볼까 싶어서 단톡방을 만들었다. 온라인 상으로 주 1회 공부 인증하면서 함께 으쌰으쌰해보자는 취지. 혹시 비슷하게 외국어 혼자 독학하는 분 계시면 들어오시길😆
외국어 독학러 모여랏
먼 미래에는 외국어를 배울 필요가 없을 것이란 말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요즘! 그래도 낯선 언어를 배우는 즐거움은 그대로인 외국어 독학러 모임을 모집합니다😆 🌟규칙🌟 1) 최소 주 1회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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