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오르골 #11 스포가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저는 정말 경고했습니다 흑흑
기억의 오르골 #11은 오르골을 얻기까지 이틀이 소요된다. 다음 날 로헨델 은빛물결 호수 소녀의 집 앞으로 가면 경비병이 충격적인 소식을 전한다.
혼혈이라서 박해받는 설정은 없어서 다행이다. 마을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잘 챙겨주는 듯. 아픈 어머니 모시고 어렵게 사는 친구라고... 그치만 그렇게 어렵게 사는 친구한테서 엄마를 빼앗아 가면 어떻게 합니까 스토리팀 ㅠㅠㅠㅠㅠㅠ
집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문 앞에 토끼 인형이 놓여 있다. 무카르가 생일 선물로 보내준 토끼 인형이다. 유시르가 버리려고 내놓은 것 같다.
어제 충격을 크게 받은 리시아를 보고 유시르는 아빠를 만나러 간 걸 크게 후회했다. 아무래도 어머니의 죽음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는 모양 ㅠㅠ 의사도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태라고 했는데...
안쪽으로 들어가면 리시아의 일기장이 있다. 첫 번째 페이지는 유시르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썼다.
두 번째 페이지는 혼혈로 태어나서 자주 아픈 유시르를 보고 쓴 페이지. 원래 부모는 아픈 자식을 보고 제 탓이라고 생각하는 법이지만, 리시르는 타 종족과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아이가 병약하게 태어나지 않았을 거라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말년을 보냈을 것 같다. 이런 마음의 병도 몸이 약해지는 원인이지 않았을까.
세 번째 페이지는 죽기 전에 유시르한테 남긴 유언.
마지막 문단이 너무하다 ㅠㅠ 속상해도 머리로는 아이한테 아빠가 필요하다는 걸 분명 인지했을 텐데, 이제 와서 아빠 보러 가도 된다고 하면 뭐해... 애가 너무 빨리 철이 들어버려서 아빠가 준 토끼 인형도 버렸는데요! 어른들은 정말 안 맞아서 갈라섰겠지만 자식은 무슨 죄람.
일기장을 다 보고 나서 선착장으로 간다. 아픈 몸으로 일하려는 유시르를 욘 상인이 열심히 말리고 있다. 어젠 굼떠서 늦게 배달한다고 뭐라고 하길래 악덕 고용주인 줄 알았는데, 그래도 양심은 있는 상인이었나...?
어젠 스토리에 집중하느라 미처 스샷을 못 찍고 넘어갔다. 유시르가 들고 날라야 하는 과일 바구니의 크기는 대충 이렇다. 이렇게 큰 바구니를 들고 기나긴 다리를 건너서 배달해야 한다.
사실 리시아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건강 상태였는데... 주변 어른들이 아무리 달래줘도 지금은 귀에 안 들어오겠지 ㅠㅠ
이쯤에서 다시 보는 퀘스트 이름 '어른 아이'.
그런 날 있잖아요. 얼른 자라서 어른이 되고 싶다.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하고, 먹고 싶은 걸 먹고,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고, 어른이 되면 새장을 벗어난 것처럼 훨훨 내 뜻대로 날아오르는, 꿈꾸는 날.
나에게도 그런 날이 올까요?
아직 오지 않은 어른 시절을 말하는 건 그렇다쳐도 '먹고 싶은 걸 먹고, 눈치도 보지 않고' 이 부분은 지금 하지 못하는 일이라는 뜻 ㅠㅠ 너무 일찍 철이 든 아이가 안쓰럽다.
아벤은 유시르가 언제 엄마를 따라가도 이상하지 않는 상태라고 한다(말 본새하고는... 무능한 돌팔이 실린 ㅠㅠ). 그나마 푹 쉬고 잘 먹고 좋은 것만 봐야 겨우 낫는다는데... 계속해서 몸을 혹사시키고 있으니 회복될 리가 없다.
욘으로 무작정 아빠를 만나러 간 유시르. 무카르는 반가워하며 보석꽃을 따는 곳으로 유시르를 데려간다. 어렵게 채광하는 보석꽃으로 프로포즈에 성공한 기억이 있기 때문에 이 장소를 잊지 못한다고 한다.
종족이 다른 두 사람이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바로 이 보석꽃. 그렇게 진심이었으면 예쁘게 잘 살았어야지, 대체 무슨 일이 생겨서 서로 원수처럼 떨어져 살게 된 걸까...
여기에서부터는 모험가의 선택에 따라 대화 내용이 달라진다. 나는 다음과 같이 골랐다. 이 경우의 수가 아니면 내가 홧병이 날 것 같았기 때문에... 유시르와 한 약속을 어기는 한이 있어도 말은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았음 ㅠㅠ
무카르를 보내준다 or 무카르를 불러 세운다.
말하지 않는다 or 말한다.
이렇게 혼자 깨기 전에 방송으로 먼저 스포를 봤다. 그 스트리머도 나와 똑같은 선택을 했기 때문에 무카르를 보내주거나 유시르가 딸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알고 싶지도 않다😭 애만 마음 아프고, 어른은 자기 딸인 줄도 모르고 그냥 놀아주기만 하는 꼴 나는 못 봐 ㅠㅠ
유시르가 말하지 않았지만 무카르는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미안한 마음에 내색도 하지 못하고, 아이가 먼저 아빠라고 부를 때까지 기다렸다고. 하긴, 먼저 '아빠'라고 나섰으면 '당신이 뭔데😡' 싶었을 것 같기는 해... 그래도 아이 입장에서 그동안 보지도 못했던 사람을 아빠라고 인정하는 것도 어려운 일 아닌가...? 유시르가 살아왔던 모습을 더 많이 봐서 그런지 유시르 입장으로 마음이 기울게 된다.
아빠임을 숨기고 유시르와 놀아주러 간 무카르. 두 사람을 가만히 지켜보는 건 모험가만이 아니었다.
무카르 지인들도 유시르를 보고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무카르가 얼굴도 보지 못한 자식이 성장했다면 저 정도 나이가 아니었을까, 하고. 어쩌다 엿들은 김에 조금 더 자세한 사정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이제야 두 사람이 헤어지게 된 계기가 등장한다.
헤어지는 원인이 다 비슷하듯... 이 두 사람도 결국은 서로 간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한 순간...
? 실린 임신 기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너무 심하지 않나? 리시아가 백 번 천 번 이해된다. 아니, 이건 종족을 초월해서 이해를 해줘야지.
뭔 글을 써도 '아니'부터 나가네. 아니, 당연히 화가 나지! 이놈의 집구석 하고 뛰쳐나가지!!!😡
아니 이 아저씨는 전 부인 장례 소식 못 들었나...? 지금 애한테 그걸 물어보면 애가 대답을 할 수가 있겠냐구요!!!
로아 스토리 진행하다 보면 글자 크기가 크거나 작게 나올 때가 있다. 유시르 텍스트 중에는 유독 작은 글자가 많다 ㅠㅠ 눈치만 본다고 말을 제대로 못 하는 유시르의 특성이 폰트 크기에서 보임...
아니 그건 애가 먼저 생각해 줄 게 아니야😭 밤톨만 한 게 ㅠㅠㅠㅠ
집에 가는 유시르한테 무카르는 '나중에 눈❄️ 보러 가자'는 약속을 한다. 여기까지만 해도 스노우팡 아일랜드 가서 둘이 눈싸움하고 노는 장면이 나중에 나오려나 했다. 그런데 하... 복선은 복선인데 그런 쪽의 복선은 아니었다...
로헨델로 돌아온 유시르는 무카르를 만나러 간 이유를 말해준다.
엄마한테 아무런 설명도 못 들은 유시르는 아빠한테 버림받았다고 생각한다. 사정을 잘 모르는 아이 입장에서는 아빠가 자길 보기 싫으니까 오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수도... 늦게 철이 든 아빠가 미안해서 못 온다는 건 꿈에도 모를 듯.
하긴, 폐쇄적인 로헨델 분위기 상 다른 종족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모험가 말고는 다른 종족이 로헨델에 있는 거 보지도 못했네. 베른에 무카르가 사는 것도 언젠가는 전 부인이 만나러 오지 않을까 싶은 기대가 아니었을까. 두 사람이 모험가 의뢰 받은 곳은 욘이라고 나오니까.
이번 퀘스트 이름은 '멀리 온 소풍'.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라는 시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등장한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대놓고 퀘스트 이름에서 로아 스토리팀이 하는 스포를 애써 흐린 눈했지만, 결말은 예상 그대로였다. 내가 바라던 기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유시르가 죽었다는 텍스트를 끝으로 컷씬이 등장한다. 겨울 어느 날, 유시르는 베른으로 가는 배를 탄다.
구석에 쪼그려 앉아서 아빠를 처음 만나 즐겁게 놀았던 그날을 회상하던 아이는...
갑판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다.
크로나 항구에 서서 눈을 바라보는 무카르. 그런 무카르의 손바닥에 눈송이 하나가 떨어져내린다.
다른 눈송이와는 달라 보이는 눈송이. 컷씬은 눈송이의 시점으로 되돌아가 같은 장면을 보여준다(여기에서부터 눈물 터짐😭).
같이 눈 보러 가자고 한 아빠 손바닥에 눈송이로 떨어지는 아이😭
아니, 아저씨 로팡 택배 보낼 정도면 로헨델 집 주소도 알면서 직접 찾아가질 그랬어 ㅠㅠ 몸도 아픈 애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튼튼한 아저씨가 좀 가지 ㅠㅠ
무카르가 유시르를 생각하며 만든 아이 방. 이곳에서 토끼 인형을 쓰다듬은 유시르는 이내 흩어져 사라진다😭😭
모험가는 유시르의 침대 구석에서 유품을 발견한다. 그 유품을 무카르한테 주러 가는데... 그 유품은 처음 욘 여행을 할 당시에 찍은 사진이다.
원래 왼쪽에는 제페르가 찍혀 있었지만, 유시르는 제페르가 보이지 않도록 사진을 반으로 접었다. 이제 이 사진은 아빠와 단둘이 찍은 유일한 사진이 됐다😭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보여주며 기억의 오르골 #11 스토리는 끝이 난다.
어제 유투브로 보고 오늘 다시 보는 스토린데 이번 오르골만은 여운이 오래 남는다. 이스테르 신디도 불쌍한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유시르는... 더 불쌍해...
공식 유투브에 올라온 OST 마지막 소풍. 밝고 아름다운 노래 분위기에 숨은 슬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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